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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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소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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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크네기 때는 뻘을 모르고, 여기 시집와갖고 댕겠어라. 크네기 때는 밭에서만 일하고, 눈이 여그까지 와서 발이 빠져야 호미자리 놓고 여그 방바닥에 안제.
 일이 하도 징해서 도시로 간다고 한께, 우리 오빠가 중매해 줄라했는디 아부지가 이리 보냈당께. 여그서는 얼른 일하러 갈라고 밥도 편히 못 먹어라.
 친정아버지가 남편한테 양복 한 벌 해준다고 그랑께 남편이“아버지, 소가 먼저 여라, 소앙치 한 마리 주세요.”그래서 친정에서 소를 줬어라. 우리 친정아버지가 소 장시 항께.
 소는 키우다가 팔아 부렀어라. 그래서 친정아버지가 또 소 한 마리 줘서, 두 마리 줬제. 인자 겁나게 크게 키워서 또 팔았어라. 돈이 아쉬워갖고 팔아버렸어라.
 그랬는디 인자 두 마리를 줬는디, 소가 그렇게 울어 싸드만, 소가 울면 막내딸이 따라 울고 그랬어라. 그랑께 남편이 그때 저 시상으로 가 부렀어라.
 동네 어른들이 앉아서 그라든만“저 집안이 안 좋을라고 소가 운다고.”소가 그라고 해만 어스레하면 슬피 울었어라.“소망이 어메, 소가 뭣이 그라고 머시기 한지 그라고 울대”그라드만, 여작없이 우리 신랑 딱 죽고 난께, 소망이도 안 울고 그랍디다.
 서방 죽고 고생 무지하게 했어라. 그래도 살림이 있어진께 그라고 살제, 없는 가정에서 서방 죽고 어찌게 살것소. 그래도 영락없이 사 남매 가르쳐야 한께, 남 일하러 많이 댕겼제. 골병 들어서 일하고 그라면 물팍이 바늘로 쑤신 것같이 아프고 그라제. 인자 일 오라고 해도 안가, 내 몸뚱이 쉬어 줄라고 안 가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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