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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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학산면

한 낮의 귀신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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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가 실지로 지꼈던 일인디, 참말로 얼척 없는 일이랑께라. 내가 말이여, 할멈이 심장을 수술을 하고 정신 건강이 밸라 건전하지 못한 상태였어라. 그란디 작년 봄에 꼬사리가 무지하니 산에 나올 때여, 인자 오후 한 시에나 되어서 어째 심심하니까, 할멈 건강도 생각해서 산에 꼬사리나 끊으러 가자고 그랬어.
 그래서 우리 학산면 상어부락 앞에 큰 묘지들이 많이 있는 산이 있어. 큰 도로변인디, 거기로 둘이 꼬사리를 끊으러 가갖고는 할멈 보고“여그서 부터 끊어라”그라고는, 묘지가 많이 있는 곳에서 내려놓고는 나는 한피짝으로 가서 취나물을 한 주먹 끊어가지고 온다고, 한 오육 분 있다가 한주먹 끊어가지고 오니깐, 할멈이 없는 거여.
 활발한 걸음 거리로 먼 데까지 이동했을 이유도 없는데, 도보가 불편하니까 갈 수도 없는데 그래서, 이거 참 묘하다 그랬지. 그러고는 묘지를 여러 봉산을 돌아 댕겨 봐도 없단 말이여, 그러니까, 냉중에는“어이, 어디가 있는가, 어디가 있는가”하고는 악을 씀시로 서너 번을 돌았단말이여. 그래도 안 보이는거여. 대답도 하지 않고 보이지도 않고 그래서는‘야 이거 어디서 갑자기 심장마비가 와갖고 어디 수풀 속에가 자빠져서 죽어있나’그라고는 풀이 성하게 길어있는 곳에서는 풀도 헤쳐보고 그랬단 말이여.
 그래도 없어서‘이거 일일구로 전화를 해야쓰것다’그라고는 일일구로 전화를 하니까, 한 십오 분이나 있으니까는, 커다란 빨간 소방차에가 아주 키도 큰 사람들이 열서이 타고 왔어. 사람이 없어졌다고 그러니까, 많이 타고 왔어. 거기서 인자 내가 앞에서 에스코트를 했제. 그래가지고는 내가 고사리 끊을라고 한 데를 같이 올라간거여. 없어진 자리로 가니깐 말이여, 아 할망구가 거기에 앙거 있더란 말이여.
‘이거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그라고는 내가 언능 걸어가서“아니 이태까지 여가 있었는가?”그랑께는 그랬다고 하는 거여. 아니, 내가 이 앞에를 시 번, 네 번을 찾아 댕김시로 불러 봐도 대답을 안했단 말이여. 그란디 그 자리에가 떡하고 있으니, 기가 차지.
 그제사 생각이 나드라고“아 귀신한테 홀겼구나. 내 눈도 가려버리고, 우리 할멈 눈도 가려버리고, 입도 가려버리고, 귀도 가려 버리고 그랬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라고는 내가 인자“언능 인나”했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인나드라고라.
 그랑께 키가 아주 큰 경찰관들이 나를 아주 주시를 하는 거여. 의심하는 거지, 내가 허위 사실을 신고해갖고 골탕을 먹일라고 그랬는가 하고 나를 찬찬이 주시를 했싸. 그라더만 나에게 주소가 어디냐고는 주소 성명 묻고는 가시라고 그랍디다.
 세상에 생각해 보쇼. 벌건 대낮에 이차선 도로에서 한 십 미터 밖에 안 떨어진 산에서 그라고 홀릴 수가 있는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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