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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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대나무 망호정


본문

  (조사자 : 망호정 마을에는 어디에 정자가 있습니까?)
 여기 마을 이름이 망호정이지, 실지로 정자는 없다네. 정자도 없는 마을 이름이 망호정이라 부른께 이상하제. 그란디 거그는 사연이 있어라.
 이 마을은 사백오십여 년 전에 경주 이씨가 터를 잡음서부터 커지기 시작했는디, 그때부터 참빗을 맨들기 시작했어. 참빗을 만들란께 자연이 마을에 대나무밭을 조성했어. 그 전에는 쩌기 월출산 주변에 자생한 나무를 잘라다 썼지. 그랑께 시간도 오래 걸리고 품도 많이 들었지라.
 그란디 주변에 대나무가 많다 본께, 대나무를 엮어서 마을 정자를 맨들었어. 대나무를 여러 개 엮어서 기둥을 만든께 솔낭구 기둥보다 더 튼튼하고, 맨들기도 쉬워. 심지어 대나무로 지붕까지 씌운께 시원한 정자가 뚝딱 완성 된거제.
 그란디 우리 마을에 홀로 사는 여인이 참빗을 맨들며 살고 있었는디, 어느 날 참빗 재료가 다 떨어져 버린 거야. 대나무가 없으면 참빗을 못 맨들제. 참빗 대나무는 겨울에 잘라 놓았다가 일 년 내내 쓴디, 여름에 잘라서는 맨들면 못 써. 그랑께 그 여인이 대나무 재료가 없어서 고민 고민 하다가, 대나무 정자에 앉았다가 쳐다본께, 좋은 대나무 재료가 있는거야.
 그래서 밤중에 그 정자를 해체해서 갖고 가서 참빗을 맨들었어. 몇날 며칠을 밤낮으로 일한 끝에 방안에 참빗이 가득 쌓였어. 여인은 일을 마치고 피곤에 몰려와 방 한피짝 귀탱이에서 쪼그리고 잠이 들었는디, 그날 밤 그만 쌓여있던 참빗이 무너짐시로 깔려 죽어 부렀어.
 마을 사람들은 갑자기 정자가 사라져서 난리가 났지. 그란디 어느 날 여인의 집에서 방안 가득 참빗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아래 깔려죽은 여인을 마을 뒷산에 묻어줬어.
 그런 일이 있은 후에 여름철 비가 올 때면 그 정자가 있던 자리에 흐깐 소복을 입은 여인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이고, 어짤 때는 그 주변을 빙글빙글 걸어 다닌다 해.
 전에 이 마을 어르신이 읍내서 술 한 잔 하고 마을에 들어오는디, 마을 입구에서 저만치 하얀소복을 한 여인이 앞에 가고 있드라만. 걸음을 빨리해서 가깝게 뒤따라 감시로“여보시오, 누구시오, 같이 가시다”하고 큰 소리로 불렀더니 딱 없어져 버렸다는 것이여. 그때사 술정신이 파닥 깨 불었제. 아이고 내가 헛것을 봤구나 하며 소리소리 침시로 동네로 들어왔다는 것이여.
 그랑께 우리 마을에는 대나무 정자가 있었는디, 그 뒤로 없어져갖고 인자 맨들어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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