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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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신북면

용궁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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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렁께 우리 할아버지가 애기해주신 것인디, 여그 신북에서 가장 알아주는 산이 저쪽 여석산이제. 그 산에 있는 용궁샘에 얽힌 재미난 얘기가 있어라. 사람이 착한 을 먹으면 반드시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얘기지.
 저그 여석산 기슭을 지나던 한 스님이 감나무에서 감을 따 먹었는디, 그 감이 그러고 맛이 있다는구먼. 그래서 한 가지 감을 다 먹고 다른 가지를 잡으려다 감 가지가 뿌러짐서, 그 아래 깊은 샘물에 빠져 다시는 올라오지 못했다는 거여. 너무 깊어서 말이여. 그라고 이듬해 가뭄이 들었는디, 마치 얼레논 맹키로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니 을매나 속이 탔것어.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여석산의 그 깊은 샘물을 떠다 논에 물대기 바빴다는구먼. 그러던 어느 날 잠시 물을 푸다 쉬는디, 샘에 엄청나게 큰 거북이 올라오더래. 마을 사람들이 모두들 놀래서 보고 있는디 한 젊은이가 그 거북을 잡아서 집으로 갖고 갔다는 것이여. 거북이가 영험하다니께 병든 엄니 약에 쓸 생각이었대.
 근디 그 날 밤 꿈에 한 스님이 나타나서는“내가 감나무에서 감을 따먹다가 빠져 죽은 불제자인데 거북이로 환생해서 그 샘의 용궁에서 살고 있소이다. 그런데 오늘 잠깐 세상이 궁금해 물위로 올라왔다 당신이 나를 잡아 왔으니 나를 샘에다 갖다 주시오”라고 말하더래.
 꿈이 하도 선명하여 다음날 거북을 샘물에 던져주자 갑자기 하늘에 먹장구름이 일고 천둥번개가 치면서 비가 쏟아졌다는 거여. 가뭄에 단비를 만난 젊은이와 마을 사람들은“스님, 감사합니다”라고 큰 절을 하고, 그 뒤로 그 샘을 용궁샘이라 불렀다는 이야기지. 그 사람이 꿈을 무시하고 엄니 보약으로 그 거북을 잡았으면 어쨌을까. 영영 비가 안 내려 난리가 났을 것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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