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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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신북면

군인이니 병신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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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반만 고르다, 고르다, 23세 늦은 나이에 나주에서 이곳으로 시집을 왔어. 양반이 뭣이 좋다고 그 나이 먹도록 시집 갈 생각도 없이 있었는가 모르것당께.
 친구들도 다 시집 가 불고, 나만 남았드랑께. 나 시집 올 땐 농짝, 이불 장만해서 와 불었어. 그나마 우리 집은 좀 밥은 먹고 살았슨께, 딱 시집이라고 오는디, 시아재, 시누랑 걸어서 나주에서 여그까지 걸어오는데 막 눈물이 나더라고. 그런디 신랑이라는 양반은 결혼식 끝난께 부리나케 군으로 들어가 부렀어.
 그 연유인즉 원래 군에 있던 사람인디, 결혼식 치르랄고 휴가를 나왔드랑께. 결혼하고 일 년인가 된깨, 제대하고 나왔는디, 결혼식만 치른 신랑이라도 다시 본께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우리 친정 쪽에선 군에 몸담고 있응께, 병신은 아니라고 안심을 했째. 옛날에 우리 막내 고모가 종오리에서 살았는데, 여그 양반을 중마해서 시집을 왔당께. 그래서 우리 고모가 중마를 했당께.
 시집와서 내가 육 남매를 낳아서 키웠제. 사남이녀 말이여. 애들을 낳은데 죽는다고 악을 쓰면 하나 놓고, 또 죽은다고 악을 쓰면 또 하나 놓고, 얼매나 힘들었는지 몰라.
 옛날에는 아를 낳고 그 탯줄을 잘라서 태를 마당에서 태웠당께. 그 이유는 모르것어. 어른들이 하라고 한께 그라겄제. 그렇게 산 세월이 이만치 되었당게.
 나 시집와서 시아재 둘, 시누이 하나를 내가 장가보내고 시집보냈어. 또 우리 시엄니 늙어 당신 몸도 못 움직일 때 내가 데꼬 다니면서 선거날 투표도 다니고 그랬당게. 그러니 옆에서 얘기 해 갖고 효부상도 타고 그랬지.
 지금 우리 며느리도 어찌나 나한테 잘하는지 몰라, 우리 큰며느리도 나처럼 시집와서 시누 셋을 시집 보냈은께, 그런 며느리가 어디 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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