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없어져부렀는디, 덕진면 노송리에 고려말 조선 초기에 안동 권씨들이 대가를 이루고 살았어. 그 마을 이름을 효제촌이라고 했어.
그란디 안동 권씨 집안에 얼굴이 서로 닮은 형제가 살았는디, 성이 봉사여. 그란디 그 집 장남이 성전면 월남리에 사는 부잣집과 혼사를 치루는디, 선을 볼 때는 동생이 선을 봤어. 그래서 대례를 잘 치뤘어. 그라고 사람들이 시끌벅적하게 신랑을 달아서 묶어놓고 재미있게 놀다가 갈린 뒤로 그 날 밤에 일이 벌어진 거여.
형제간에 우애가 돈독하고 형을 늘 걱정하고 지내던 동생이 성을 화장실에다 대기시켜 놓고, 첫날밤을 치르던 동생이 신부한테 뒷간에 다녀온다고 나갔어. 그라고 화장실에 가서 기다리고 있던 성에게 자기 옷을 입혀놓고 나서, 성의 두 눈을 바늘로 찔러 부렀어.
그렁께 성이 아파서‘워메 나 죽겄네!’하고 비명을 질렀어. 비명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나가 본께, 어떤 남자가 어둠 속으로 째불고, 신랑 눈에서 피가 흐르고 있거든. 이 사건이 터진 뒤로 안동 권씨 집에서 신부집에다‘여자가 샛서방질을 해갖고 신랑 눈을 바늘로 찔러 부렀다’함시로 관가에다 고발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논 거여.
신부가 아무리 변명을 해도 워낙 큰 일이 벌어진 것이라 소용이 없었어. 평소 자기 집을 명문대가라고 자처하던 신부 아버지는 이 일이 시상에 알려지면 집안망신이라 생각하고, 자기 딸을 시가집에서 너그럽게 받아주고 잘 좀 보호해달라면서 논 스무 마지기를 붙여서 보내주었어.
그 뒤로 신부집에서 선물해 준 그 논 들녘 이름을‘효도 효’자에‘공경할 제’자를 써서‘효제들’이라 하고, 그 마을 이름을 효제촌이라고 한 거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