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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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금정면

종살이 한 마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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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할아버지가 원래 고향이 무안이였어. 일제 강점기에 형제분이 요리 들어와서 살았는디, 할아버지가 젊은께 의병에 가담했어. 열사부락 산이 전망이 좋아서 의병이 거처 함시로 자금이나 의병을 모집했다는 것이여. 할아버지는 식량보급 담당을 했다해.
 그란디 어찌게 일본 순사들이 그것을 알고 쫓아와서, 정월 설 무렵인가 동각에 다 나오라고 해갖고“누가 식량 대줬냐”문초를 항께, 동네 사람들은 말 안하고 맞고만 있었다해. 그랑께 할아버지가“사람들 때리지 마라 내가 했다. 내 책임이다”고 항께, 일본 순사들이 개머리판으로 어찌나 패부러서 죽사발 돼갖고 뻗어 불었다 해.
 일본 순사들이 가고 나서 부락민들이 띠머다가 집에 모셨는디, 그 해 겨울에 돌아가시고 말았는디 마흔다섯 살에 돌아 가셨어. 지금 생각하믄 마흔 다섯이면 한참 나인디, 그라고 맞아서 가셨당께.
 일본 놈들이 토지, 재산까지 다 압수해 갔는디, 그때 큰아들이 아홉 살, 둘째가 일곱 살 묵었응께, 멀 모르제. 할머니란 분은 그 시절에 외출도 않고, 종이 준대로만 먹고 살았다는 것이여. 그란디 싸악 압수해 버링께 파산돼 부럿제.
 그때부터 할머니가 자식들 입에 풀칠해야 한께, 미영베 짜고, 염색해서 팔기 시작했는디, 그것도 못하게 한께, 죽순 캐고, 고사리 뜯어서 폴았다 해. 짠뜩 먹고 살기 힘들게 되자 전에 종 살았던 머슴집 일까지 했다 해. 새끼들 아니면 누가 그런 일을 했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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