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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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해설
얼척
어처구니
무쟈게
무지하게
이따구로
이따위로
쫍은
좁은
가찹게
가깝게
모냥
모양
맹그럿대
만들었다
이라고
이렇게
구녁
구멍
쬐깐
조금
메까지고
메꾸어지고
에렜을 때
어렸을 때
역불로
일부러

에린
어린
암껏도
아무것도
맹글
만들
쓰잘데기
쓸데



옛 이야기 군서면

베틀굴


본문

  나는야 어뜬 놈이 이 굴 이름을 얼척없이 베틀굴이라고 이름을 요상하게 지은 것에 무쟈게 성질이 나야. 베를 짰던 굴이라고 그냥 베짠굴로 하면 어째서 이름을 이따구로 지어분지 모르것서야. 똑같은 우리말인디.
 (표지판을 가리키며) 여그 봐라, 여그.‘옛날 임진왜란 때 이 근방에 사는 여인들이 난을 피해 이곳에 숨어서 베를 짰다는 전설에서 생긴 이름이다’라고 써져 있냐. 근디 꼭 여그까지 와서 이 쫍은 구석에서 베틀까지 놓고 베를 짰것냐? 혹시 짰을지도 모르겠지만, 옛 분들이 참 말 돌리기는 잘해 야. 보지 같이 딱 생겨묵은 이 굴을 보지굴이라고 하먼 숭악한께 슬쩍 돌린 거여.
 그라고 여그서는 그라게 안 보이지만 쩌그 저것이 남근석이라고 한디, 여그서는 그라고 안 보인디, 가찹게 가서 보면 자지 같이 보이기도 하제. 고것하고 궁합이라고 그런디, 요 베틀굴을 봐라 얼마나 구녁이 크냐. 저 자지바우도 크다고 하지만 안 맞어. 저 자지바우 갖고 와서 맞춰 보면 갠질이다 말어.
 어짠 사람들은 여그 주변에 깔려있는 바우들을 둘이 맹근 자석들이라고 한디. 옛날에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월출산이 막 생기면서 이 베틀굴을 하느님이 겁나 빨리 맹그럿대. 어짠가 볼라고. 그랑께 여그저그서 바우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디, 다 좃 모냥이여. 봐라 여그 바우들이 거의 다 좃같이 생겨 먹게 보이냐. 안보이냐? 그란디 다 생겨나다 만 것처럼 크다가 말어부렀어. 그랑께 이 베틀굴이 엄마나 실망했것냐. 자기 것 하고 맞는 것이 하나도 없응께. 그래서 지금도 이 굴이 이라고 축축한 거여. 자기하고 맞는 바우를 아적까지 기다린다고 하는 이야기제.
 자, 인자 굴로 들어가 보드라고. 쩌 끝에 옴팍하게 패인 구녁 보이지? 그래도 물이 쬐깐 고여 있기는 하네. 저것이 인자는 다 메까지고 저것밖에 안 남았어. 내가 이 월출산을 스무 번 넘게 왔는디, 에렜을 때는 저 구녁이 깊어서 바닥이 안 보였제. 얼마나 깊었는지 역불로 밖에 있는 자갈을 갖고 와 떨쳐 보면 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안 들렸어. 나도 재미로 많이도 떨쳐 봤응께. 이 굴이 한이 맺혀도 무지하게 맺혔응께 그랬다고 말은 그라제.
 쩌 구정봉 옆에 지금은 없어졌지만, 전에 에린 군인들 막사를 맨들어 놨어. 어떤 미친놈이 그런 생각을 갖고 물도 암껏도 없는 저곳에다 경계초소를 맹글 생각을 했는지 몰라. 여까지 북한 놈들이 오것어? 쓰잘데기 없이 짓어 놓고 군인들만 고생시켰지. 고 군인들이 요 굴을 뻔질나게 들락거렸것지. 아마 그러서인지 몰라. 그 무렵 이 구녁이 메까졌거든, 이건 내 생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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