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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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학산면

비둘기가 살린 선비


본문

  나 에릴 때 우리 할아버지한테 들은 얘기여. 할아버지가 이 동네에서 서당을 했서라.
 시골에서 오랫동안 벼슬 공부를 하던 선비가 있었는디, 과거를 볼라고 한양길에 올랐어. 보름을 걸어 한양에 거의 도착할 쯤에 깊은 산골에서 밤이 되었어. 간신히 집 한 채를 발견하고 달려가 본께, 이삔 여인이 혼자 미영실을 잣고 있었어.
 하루 저녁만 머물게 해 달라고 사정하니“여인이 혼자라 헛간에서 지내라”했어. 이슬이라도 피해서 다행이다 싶어, 헛간 볏짚 속에 들어가 자리를 폈어. 먼 길 오느라 피곤한 선비가 골아 떨어져 자고 있는데 어디서 종소리가 나는 거여. 종소리에 일어난 선비가 창구녕을 들여다보니 백여시 한 마리가 방에 있는 거여. 그 여자가 백여시로 변한 것이지.
 깜짝 놀란 선비가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갔어. 산 고개를 넘어가니 다 쓸어져 가는 절이 있고, 거기 종각 아래 비둘기가 죽어 있었어. 두 마리가 대그빡이 깨져 피를 흘리고 죽어 있는 것이어. 가만 보니 그 비둘기가 머리를 부딪쳐 종소리가 난 것이어.
 선비가 비둘기를 봇짐에 싸서 짊어지고 와서. 양지 바른 곳에 비둘기 묘를 만들어 줬어. 그라고 한양에 도착 했는디, 과거시험에 비둘기 문제가 나온 것이어. 그래서 자기가 오다가 만난 비둘기 이야기를 썼어.

“동산에 달이 떠서 희영청 산을 비추니,
 어영간에 깊이든 잠 놀라 깨었네.”

 이라고 해서 그 사람이 장원 급제를 했다네. 백여시 유혹에 빠졌으면 영락없이 죽었을 것인디, 비둘기가 구해준 것이제. 과거 급제한 것은 비둘기의 뜻을 잘 간직했기 때문이라 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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