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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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학산면

밀가루 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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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는 밀가루 탈라고 울력 많이 나갔어라. 전쟁 끝나고 한참 뒤에 나왔지, 한 오십 년은 넘었어. 내가 스무 살에 시집 와 갖고 막 오자마자는 없었고, 좀 있다 나갔은께. 지금 내가 팔십네 살이니 거자 육십 년 가찹게 됐을까. 웃마을 방죽 막을 때 가고, 독천 하천둑 막을 때도 갔어. 일하면 밀가루 줬는디, 솔찬히 많이 타서 먹었어.
 그 때 밀가루는 베푸대에 들었어, 종이 푸대가 아니고 베여. 그것을 탈라믄 표딱지를 모아야 해. 머리에 흙을 갖다 푸면 십장남자가 만보탱이를 줬어. 한 번 나르면 하나 주는디, 마땅한 사람은 더 주고, 모르는 사람을 그렇지.“누구는 더 주고 그라요”한께 모른 척 해.
 방죽 나가서 다금질도 했어. 이라고 생긴 목낭구를 양쪽에서 잡고 내리쳐. 그람시로 소리도 했어.“불끈 들어서 아강캉 놓소, 얼럴럴 상사디여, 불끈 들어서 아강캉 놓소, 얼럴럴 상사디여”하고 불렀어. 두 사람이 들어서 놓는디, 캉캉 노라 했어. 거기를 못 허물어지게 할라고, 다그고 그랬어. 하루 일하면 전표를 주면 모타 놨다가 어느 날 밀가루 배급할 때 가서 타 와.
 밀가루 갖다가 죽 쒀서 먹고, 빵해서 먹고 그랬어. 띠어서 수제비도 해먹고, 밀어서 칼국수도 해먹고 그랬지. 밀가루 풀대죽을 원대로 먹었어. 입에 물려. 밀가루에 물 목가서, 뜨거운 물에 팍 잡아댕겨서 먹제. 망울망울 쑨 놈을 풀대죽이라 그래. 목가진 덩어리 좀 있고, 가루는 풀이 돼서 풀대죽이어. 사방 데 붙일 수도 있어. 벽에다도 붙이기도 하고 먹기도 하고 그라제. 풀 잘 못 써서 몽오리 생긴 것하고 같아. 거그다 소금만 더 쳐서 먹지.
 그 풀대죽에다 늙은 호박을 넣으면 고급이제. 요새 호박죽이 그것이여. 거그다 팥도 넣고 설탕도 넣고 해서 고급진 것이지, 옛날에는 그냥 풀대죽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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