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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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쪽물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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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그 영보에서 나고 자랐는디 어릴 적부터 베 짜고, 쪽 하는 것 보고 살았어. 내가 기억은 잘 안 난디, 우리 동네 다른 집에서도 다들 쪽물 맨들고 살았던 것 같아.
 밭에 쪽 잎사구가 이만큼 자라면 잘라갖고 와. 내 기억에 나락만치 꽃이 피어. 빨간 꽃이 피기 전에 베야 돼. 언제? 여러 번 비지. 한 여름부터 늦가실까지 서너 번 비어. 여자들이 가서 비어오기도 하고, 남자들이 바지게로 지고 와. 쪽을 쪄오면 항아리에 꾹꾹 눌러 담가 두고 돌로 눌러놔. 며칠 지나면 숨이 죽음시로 뽀골뽀골 올라와, 김치 담글 때 맨치로 숨이 죽으면 쪽을 채로 건져 내불고, 거기다 굴 껍데기 가루를 넣고 젓어. 몇 날 몇 칠을 계속 젓어. 나도 한 눈 안 팔고 틈만 나면 가서 하루 종일 저었어. 그라믄 거품이 올라오면서 색이 점점 진해져.
 굴 껍데기? 그거는 저기 점말에 가서 구워온 것 같애. 내가 안 봤는디, 굴껍데기를 궈서 뽀사. 그라믄 밀가루처럼 고운 가루가 된 것을 쪽물에 넣어 젓어. 그라믄 처음 밀했던 것이 점점 색이 나와. 지 비위에 안 맞으면 색깔이 안 좋게 나오지. 오며가며 수시로 젓고 그래야 돼.
 쪽물이 나오믄 가라 앉혔다가 맑은 물을 따라내고 진뎅이만 모았다가 풀어서 쓰기도 하고. 베를 여러 번 담갔다 뺏다 하고, 말렸다 또 담그고 반복하면 할수록 더 진해졌어.
 미영베도 염색하고, 모시베도 하고, 삼베도 담그고 했는디, 미영베를 제일 많이 했어. 이불 껍덕도 하고, 치매도 물들이고, 그라고 해서 이불 맨들어서 시집갔어. 베도 내가 다 손으로 짰어. 그 때는 애기티 벗어나믄 일 했제. 목화 씨앗 빼는 것부터 다 했당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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