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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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호박꽃 박꽃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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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는 늙은이가 애를 낳으면 만득이라고 했어. 꽉 차가지고 얻었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나봐. 그란디 아주 옛날에 영암에 늙은 부부가 늦둥이 만득이를 낳았는디, 딸 쌍둥이를 낳았어. 그랑께 말하자면 만순이라 해야제. 전에는 쉰둥이는 많았는디, 만득이는 드물었어.
 아무튼 이 늙은 부부의 큰딸은 금동이, 작은딸은 은동이라 불렀어. 금동이와 은동이는 쌍둥이지만 성격이 딴판이었어. 금동이가 잘 때는 은동이가 깨서 놀고, 은동이가 잘 때는 금동이가 깨서 놀았어.
 성질도 다르지만 서로 헐뜯고 못살게 하는 것이 꼭 웬수 같았어. 그라니 늙은 부부는 걱정이 태산이제. 할 수 없이 금동이는 낮 나라로 시집보내고, 은동이는 밤 나라로 시집보내기로 했어. 따로 있으면 안 싸울 것 같아서 그랬제.
 그러자 낮 나라로 시집 간 금동이는 금색 호박꽃이 되고, 밤 나라에 시집 간 은동이는 은색 박꽃이 되었어. 그랑께 낮에는 금동이 호박꽃만 피고, 밤에는 은동이 박꽃만 핀께, 서로 만날 수가 없는 거여. 생긴 것도 달라서 금동이는 울퉁불퉁한 호박이 열리고, 은동이는 매꼬롬한 박이 열리는 것이어.
 그것들이 성질이 달라서 호박은 땅바닥에서 자라고, 박은 지붕 우에 매달려 자라. 그것들이 원래는 한 배에서 태어난 자매여. 그란디 서로 우애하지 못하고 그랑께, 보기 안 좋은께 딴 세상에서 사는 것이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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