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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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덕진면

물개 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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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덕진에는 옛날부터 포구가 있는 곳이었어. 주변 금강리 장선리 수산리 용산리 마을 사람들이 영암 큰 장을 통행하는 지름길이기도 했지. 이 포구는 장사하는 사람, 영암 장 보러 가는 사람, 신안지방 여러 섬에서 건어물을 팔러 오는 사람, 모래찜하러 오는 사람들이랑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질가는 행인의 휴식처가 되었제.
 어느 날 배에서 한 여인이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포구에 내렸는디, 초라했지만 당찬 그 여인은 남편을 여의고 의지할 곳 없이 다니다가 여그꺼정 온 것이었제.
 그 여인이 덕진포구에 주막을 차리게 된 송광댁이여. 송광댁은 나룻터에서 장사를 열심히 하였고, 마을에서도 인심을 얻게 되었어. 돈을 벌어 강 건너에 수 마지기의 땅을 사서 농사도 짓고, 데리고 온 아들 짝도 지어 주었어.
 송광댁은 강 건너 사들인 논은 그 마을 어떤 농사꾼에게 짓게 하고, 밥장사에만 전념을 했었대. 그런데 강 건너 농사꾼은 강을 자주 건너와 막걸리도 마시고 밥도 얻어먹고 돌아가곤 했어.
 문득 송광댁은 자기의 신세에 대한 외로움이 솟구치게 되면서, 농사꾼이 건너 오기 만을 기다리게 되었고 한층 더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며 지냈다고 해. 두 사람은 서로의 심정을 이해하고 가까워지게 되었지만 남의 눈을 피해 밤에 강을 건너가 만날 수밖에 없었어. 맨 몸으로 얕찬디를 찾아서 물속으로 걸어서 건너 다녔제.
 어머니가 밤에 외출이 잦아지자 아들과 며느리는 무슨 일인지 궁금하여 뒤를 밟아 모든 연유를 알게 되었지. 아들과 며느리는 의논 끝에 어머니가 자유롭게 지낼 수 있도록 뭔가를 하기로 했어.
 어머니가 강을 건너간 후, 몰래 밤마다 징검다리를 놓기 시작 한거여. 며칠 만에 다리를 완성하게 되고. 송광댁은 누가 놓은 건지 모르는 그 징검다리를 밟고 쉽게 오가면서 농사꾼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해.
 그리고는 마침내 아들과 며느리의 축복 속에 두 사람은 재혼을 하게 되고, 두 분 사이에는 아들 둘이 더 생겼요. 마을 사람들은 그 후로 이 징검다리를‘물개 징검다리’라고 했다요. 밀물이 들어오면 물속에 잠기고 썰물이 되면 드러난다고 그런 것 같습디다.
 지금은 밀물도 썰물도 없고 밥집도 없어지고 물개 징검다리도 없는디, 그 때 고상해서 샀던 농토는 그 후손들에게 매년 곡식을 남겨준다 안 하요.
 이 이야기는 사십여 년 전에 시할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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