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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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물 먹인 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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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지를 잡으러 가면 배타고 간디, 새벽 물때는 새벽에 일찌거니 밥해서 싸갖고 가고. 물때가 늘어나면 아침밥 먹고 차분차분 있다가 배타고 가서 일 해. 물이 밑바닥까지 쓰면, 배는 대고 내려와서 남자들은 천지를 돌아 댕김시로 가래로 잡고, 여자들은 인역 바탕 차지해 갖고 손으로 파서 잡고, 묻어서 잡고 그래.
 기술 있는 사람은 한번 탁 쳐서 잡고, 두 번 쳐서도 잡고 그란지 서툰 사람은 많이 못 잡제. 인자 여자들은 손으로 판디, 낙지 구멍이 있으면 손으로 뻘을 파면 물이 비쳐. 그라면 낙지가 나왔으면 거그서 잡고, 안 나왔으면 뻘로 구멍을 이렇게 딱 덮어서 막어. 그라면 물 들 때 되면 낙지가 숨이 막힌께, 물이 들면 나와서 우게가 있어라. 그라면 주워 담제. 구멍을 막어분께, 까깝한께 숨 쉴라고 나와라.
 인자 물이 들면 잡은 놈을 퉁어리에다가 담어 갖고 바다 둠벙에다가 당가. 그래갖고 밤에 해져 가면 퍼 와서 큰 저박지에 담고, 갯물하고 민물하고 부서. 그라면 민물 먹고 낙지가 죽어 분디, 적은 놈도 이렇게 커져 불어라.
 그라고 새벽에 장에 갈랑께, 세 시경에 줄에다 끼여서 지스락이나 정개 같은데 걸어 놔, 물 빠지라고 걸어놓으면 죽은 낙지가 다리가 쭉 뻗어서 늘어나갖고 크게 보이제. 물먹은 낙지가 희끗 희끗 색깔도 좋고. 서근서근 하니 맛있어라.
 지금은 물 먹인 낙지 그런 법이 없는디, 구식에는 다 그렇게 해서 팔았어라. 산 낙지는 칠십 년대 그때부터 팔았제.
(조사자 : 그때는 어디에서 팔았습니까?)
 낙지는 살아있을 때 물을 먹인디, 민물 먹으면 인자 죽제. 그때는 노끈이 귀한께, 집으로 새내끼를 가늘게 꼬아서, 어느 정도 추려서 아구지를 동구래로 끼어서 폴로 가제.
 큰놈은 두 마리나 세 마리씩 끼고, 중간치는 다섯 마리, 적은 놈은 열 마리도 끼고 그래야 폴기도 좋고, 돈도 많이 받고 그래. 우리 어머니때 이야기제.
 물 먹인 낙지는 흔들 흔들거리고 흥청흥청 항께 겁나게 무건디, 그때는 머리에다 이고 어디든지 걸어서 다녔제. 그래도 독천장은 가깐디, 영암장 그라고 성전장, 해남장까지 다녔어라.
 성전장에 갔다 오다가 배 고프면 광암이라고 있어라. 거그는 감이 많이 있응께, 그런데 감 밭에서 떨어진 떠런 감도 먹고, 주서다가 된장 물에 우려서 애기들도 미기고 그랬다고 하든만, 낙지도 폴고 감도 주서다가 애기들도 미기고 안암팍 등짐을 했다 그 말이여.
 우리 시어머니 시집 옹께, 겁나 옹색하게 살었는지, 낙지 잡고 장사해서 돈 벌고 살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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