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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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해설
갈라고
가려고
농지기
혼수
새비
새우
꼴창
[홀쭉
얼로
어디로
토재
마루
넝구고
넘기고
잠시로
자면서
댕김시로
다니면서
상한병
상사병
지앙
첫 방문
조랭이
조리
새비
새우
꼴창해서
매우 고파서
주서
주워
달아
만져
얼로
어디로
토제
마루
넝구고
넘기고
가스나
계집아이
맥해서
막혀서
주렁
지팡이



옛 이야기 미암면

영혼 따라간 친구


본문

  친구는 열아홉 살 먹고 나는 스무 살 먹었었을 때 얘기여. 결혼도 안 했는디, 친구가 나하고 같이 자자고 해서 갔는디, 뜬금없이 시집갈 때 갖고 갈라고 만들어놓은 농지기를 다 보여 주드라고요.
 그란디 그날 저녁에 내 친구가 갑자기 죽어 부럿어라. 원체 갑자기 죽어분께, 별 소문이 다 났는디, 동네사람들 하는 얘기가“큰애기가 돌아 댕김시로 우리 형부보고 상한병 나서 죽었다”고 그랬어요. 그날 마침 우리 형부가 지앙 왔었어요. 근디 친구는 상한이 아니었지라.
(조사자 : 그러면 어떻게 죽었어요?)
 친구하고 낮에 둘이 조랭이 들고 새비 잡으로 갔다 와서. 배가 꼴창해서 감자도 주서 먹고 그랬지라.
 그란디 저녁에 농지기를 다 보여줌서 자랑을 하든만, 이것저것 팔 받침까지 다 해 났드라고. 시집갈 준비를 다 해났어라. 나는 언니가 둘이어서 하나도 못 했는디, 속으로는 부러워서 죽것 씁니다.
 그러다가 멍하니 천장 쳐다 봄시로 눈물도 흐르고 긍께, 기분이 이상하드라고. 그래서 그냥 자자고 잤지라우. 얼마나 자다가 손으로 이렇게 다라본께, 친구가 얼로 가고 없어라.
 그 친구 이름이 복 이었는디, 찾아본께, 토재 밑에서 게우고 막 넝구고 오드란 말이오. 즈그 엄마가 토재 밑에 갔다 오든만, 가본께 아무것도 안 넝거 났다고 함시로 가스나가 별 병도 다 있다고, 소질이라고 그람시로 모가지에다 지푸라기를 둘러 놓든만.
 그라다가 새벽에 친구가 죽었어라. 나한테도, 즈그 엄마한테도 말 한마디 안하고 그라고 있다가 그냥 죽어 부렀지라. 기가 맥해서 말도 안 나옵디다. 세상에 그런 일도 있드라고요.
 친구가 그날 잠시로 죽기 전날 꾼 꿈 이야기를 했었지라. 친구 작은아버지 돌아가신지 얼마 안 되았는디, 꿈에 그 양반이 꺼만 주의 입고 주렁 집고 오드라 하요. 그라고 또 꺼만 주의 입고 눈도 코도 안 보인 사람 서이가 이라고 담을 넘어다보고 있었다 합디다.
 그래서 으짠 일이냐고 물어 본께는“세숫물 떠다줄 애기가 없어서 데리러 왔다”고 했다 합디다. 그 양반 집에도 이쁜 처녀가 있는디, 뭣 하러 형님 딸인 친구를 데리러 왔는지 모르것어라.
 친구는 은연중에 지가 죽을 줄 느꼈는가 봅디다. 그랑께 나하고 자자고 함시로 못 갖고 갈 농지기도 다 꺼내놓고 눈물도 흘리고 그랬는 갑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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