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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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일본징용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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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어린 시절 일제 때 아부지가 노무자로 일본으로 끌려 갔는디, 그때는 일본 사람들이 국방색 모자 쓰고 도라꾸에다가 나무로 가이다망 막아갖고 총 이렇게 들고 그렇게 댕김시로 아부지를 끌고 갔어요.
 그때는 어려서 잘 몰라도 농사도 지어놓으면 다 뺏어 가불고 그랑께, 막 꼼치고 어른들이 그랬제. 그라고 저녁밥 먹고 있으면, 신발 신고 들어와서 밥그릇 반찬그릇 다 차두에다 담어갖고 가고 그랬서라우. 놋 그릇 가져갈라고 밥하고 반찬은 상에다가 다 비어불고 가져갔어라. 커서 알었는디, 총알 만든다고 뺏어 갔다고 합디다.
 그라고 아부지 뻐작 밑에가 우리 작은아부지가 있었는디, 작은아부지도 잡어갈라고 일본 사람들이 쫓아 댕긴께, 함마니가 보따리를 싸갖고 작은아버지를 데리고 막 댕기드라고요. 대밭 속으로 어디로 저녁밥만 먹으면 꿈으러 다녔는디, 쪼간 괜찮해진께 안 다녔어요.
 그란디 아버지가 돌아오셨어요. 평강이 되아서 일본에서 오셨어. 지금 같으면 평화, 그랑께 해방이 되어갖고 왔지라.
 그라고 오실 때 항고라고 알지라우, 양철때기로 만든 항고, 반찬은 우게 담고, 밥은 밑에다 담고, 끈 달린 항고하고, 요렇게 생긴 공긴지, 안에는 흑하고 바깥에는 남색으로 된 공기 한 댓 개 갖고 오셨는디, 지금 본께 그것이 아부지가 일본에 징용 가서 가져온 전부였어라. 그랑께 그 고생한 대가가 그것이었지라.
 고생하시다 어렵게 살아 오셨는디, 고작 그것이 뭣이라우. 얼마 안 있다가 육이오가 났어라우. 그 뒤로는 생각이 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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