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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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군서면

섬숭어와 뻘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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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들한테 들었는디, 우리 신덕정 마을이 소쿠리 명당이라고 합디다. 재등에서 보면 양쪽이 폭 올라있고 가운데가 쏙 들어가 있어서 영락없이 소쿠리 맨키로 생겼지라. 영산호 막기 전에는 쩌그 아래까지 뻘밭이었어라. 여기는 덕진에서 물이 내려온께 덕진강이라 했지라. 나주 영산포에서 내려오는 물은 영산강이고.
 여기 뻘이 좋으니까 고기 맛이 좋았지라. 고기는 여기서 다 나왔어라. 궁궐로 진상까지 했다는 숭어도 많이 잡혀서 어란도 많이 만들었어라. 숭어알을 여기에서 제조해 갖고 팔았지라. 장어도 무지하게 잡았지라.
 숭어라고 해서 다 같은 숭어가 아니어라. 숭어도 섬숭어가 있고 뻘숭어가 있어라. 섬숭어는 비옥한 뻘이 없는 섬 자갈밭에서 사니라 뭣을 못 묵고 살아서 삐쩍 말라있지라. 그래서 크기가 같은 구찌라도 섬숭어는 어란이 작어라. 여기 우리 동네 뻘숭어는 뭣을 잘 먹고 살아서 알이 땔싹 커라. 섬숭어와 뻘숭어는 비교가 안 되어부러라. 자갈 쓰글쓰글한 섬 바닷물에서 뭐 묵을 것이 있겄소.
 그란디 그 배실배실한 섬숭어가 여기 뻘밭에 와서 째깐만 살면 지름기 반지르르한 뻘숭어가 되야분단말이지라. 바다에서 못 묵고 살아서 삐쩍 마른 놈들이 여기 와서 한 달만 살면 지름땀뿍 차부러요. 살이 통통 쪄갖고 지름이 번질번질하니 작클해부러라. 여기 뻘이 워낙 께. 뻘이 아조 허리까지 빠져분단께요. 허벅지까지 빠진 것은 기본이고요. 그라고 여기 뻘은 찰지고 영양분이 많기로 유명해부요.
 요로코롬 뻘이 좋으니까 고기가 기름지고 맛이 좋았지라. 뻘숭어 큰놈은 열댓 근 나가부러라. 열일곱 근 나간 놈도 있어라. 그런 놈 잡아다 배를 따서 어란을 꺼내면 몇 킬로그람 나가불제라. 엄청나부러요. 그런 뻘숭어알로 참지름 발라 어란을 만들어부러야 진상감이제라. 영산호 막어분 뒤로는 이라고 엄청난 뻘숭어를 다시는 볼 수 없지라. 인자는 다 옛날 이야기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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