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본문 바로가기





옛 이야기 서호면

남편 바꾸기


본문

  남편이 술만 마시면 주사를 부리고, 걸핏하면 때리고, 하도 꾕판만 부려서 살기가 괴로워서 별 짓을 다해 봤는디, 인생이 안 바뀌더라고. 죽을라고도 해보고, 집도 나가 봤는디, 그때뿐이고 정말 지옥 같은 시상을 살았어.
 그러고 있다가 이모님을 통해 알게 되었제. 이모가 원래 밥을 못 먹을 정도로 몸이 아팠는데 신묘한 아짐을 만나서 다 나섰다는 거여. 소금과 소다를 먹던 이모가 양푼에다 노물을 가득 비벼서 밥을 맛나게 다 먹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으니께.
 이모랑 같이 그 아짐집을 수소문해서 갔는디, 상당히 부자집이더라고. 그냥 보통 아짐처럼 생겼는디, 나보고 여기 왜왔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우리 집 양반이 미쳐서 날마다 나를 때리는데 못 살 것어서 왔다’고 했제. 그랬더니 그 아짐이“그냥 맞으라”고 하는 거여.
 얼척이 없어서“아픈디 어찌게 맞고만 있다요”그랬더니, 이렇게 하라고 시키드만 아저씨가 나가면“다녀오세요”허고, 들어오면“다녀오셨어요”허라고.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 억지로 그 인사를 해본께, 여럽고 그래서 처음에 안 됩디다. 보기도 싫고. 같이 있기도 싫으니께.
 그래도 우리 아그들 생각해서 그 아짐이 시킨 대로 했지라. 한 주가 지나니까 우리 집 양반이 나가서 돈은 벌어 오더란게요. 흑백 텔레비를 턱 허니 사오더란게요.
 또 일을 나가더니 가다마이를 사오고, 칼도 안 갈고. 오매 뭔 이런 일이 있다요? 그 미친 듯이 나를 때리고 칼로 찌르고 욕하던 사람이 제정신이 들어온 거요. 재재소가서 일을 한 거요. 원래 손재주가 좋은 양반이었거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 집 양반을 대하니 복이 들어오기 시작한 거요. 화가 나도‘감사합니다’하고 참은께 진짜 공덕으로 변합디다. 그 뒤로‘남 잘되게 하는 절을 오 분, 십 분만 해야 되겄냐, 부처님 공덕 보려면 절을 많이 해야지’함시로, 빨래하는 시간, 밥하는 시간 빼고 시간 나는 대로 절을 했더니 공덕이 아주 그냥 쏟아지더라고요.




방문자 집계

오늘
2,170
어제
2,734
최대
3,242
전체
1,300,971

영암문화원 열람실 | 대표자 : 원장 김한남 |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 교동로55

TEL : 061-473-2632 | FAX : 061-473-2732 | E-mail : [email protected]

Copyright © 영암문화원. All rights reserved.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