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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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서호면

스스로 굶어죽은 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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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 양반이 하도 미쳐갖고 나를 못살게 구니까 자식 살린다고 친정엄마하고 시어머니 두 양반이 굿을 하기로 한 거여. 마흔아홉 개 면마다 돌아댕김서 쌀을 구했어. 마흔아홉 개 솔잎을 갖고 댕기며 표시해감서 모탰어라.
 그것도 걸어서 이 동네 저 동네 면마다 돌아다닌 것이제. 얼마나 많이 돌아댕겼는지, 돌아다님서 모은 쌀이 두말 정도 됩디다.
 굿 할 때 조래 잡는다고 하제. 조래 잡는 것이 뭣이냐면, 쌀을 갖다 요렇게 싸놓고 죽은 귀신 이름 성명 써놓고 쌀로 덮어 놓제. 산 닭도 준비하고 그래. 그렇게 굿할 준비를 다 했는데 우리 집 양반이 굿을 못하게 하는 거여. 길길이 뜀시로“굿만 하면 집구석 불질러분다”고 하는 거여.
 쌀은 어트게 할꼬 생각해본께, 쌀이야 변한 거 아닌께 밥 해먹으면 돼제. 그란디 닭은 어트게 할까 하다가 그냥 내비두기로 했어. 그란디‘저것을 굿하는데 써야지’이렇게 맘먹고 놔두니까 그 닭이 죽어도 모이를 안 먹드라고. 한구석에 쭈구리고 앙거있는 닭에게 쌀을 줘도 안 먹고, 물을 줘도 한모금도 안마시고 그러더니 시들시들 말라지더니 죽더라고. 아이고 무섭데. 지가 죽을 줄 아는 것이제.
(조사자: 왜 살아있는 닭을 가져오는 겁니까?)
 대신 보낸다는 것이제. 하나를 사람 대신 보내는 것이여. 그날 굿은 안 했어도 닭이 대신 간 것이여. 그란디 신기한 것은 우리 집 영감한테 칼 맞은 상처도 그냥 낫더랑께. 귀신이 붙어서 그랬는가 보더라고. 잡신이 붙어서 의처증이 된 것이제. 아무튼 말로 다 못할 고생 하고 살았어, 남편이 변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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