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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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학산면

부자와 머슴 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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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잣집에 장례를 치르기 위해 유명한 지관이 왔어. 근디 해필이면 같은 날 그 집 머슴도 아버지가 죽어 장례를 치르게 됐어. 부잣집에는 문상객이 구름처럼 모였지만 돈 없는 머슴은 혼자서 아버지 시체를 대발에 묶어갖고 지게에 지고 털래털래 걸어갔어. 머슴은 땅도 없은께 어디다 묻을까 이러저리 헤매다가 잠시 지게를 받치고 쉬고 있는거야. 그런디 갑자기 지게가 기우면서 아버지 시체가 밑으로 굴렀는디, 거그가 하필이면 똥창인거야. 옛날에는 거름으로 쓸라고 똥을 모아놓은 구덕이 있었는디, 그리 들어가 버렸어. 머리가 아래쪽으로 뒤집어 들어간 아버지를 끌어내려고 아무리 해도 안 돼. 마침내 시체가 구덕으로 들어가 버려.
 멀리서 지관이 본께 그 자리가 명당 자린거야. 거그에 묘를 거꾸로 쓰면 좋은 명당이라는 거지. 그런디 머슴 아버지 시체가 그 자리에 거꾸로 들어간 꼴이 된 거지. 울고 있는 머슴에게 지관이“그냥 놔둬라”그랬어. 그래서 그냥 묻어 버렸어. 명당은 거꾸로 있으면 다시 돌아선다 그랬어.
 몇 년이 지나 그곳을 지나던 지관이 부잣집에 들렀더니 주인은 어디로 가 버리고, 그 집 머슴이 주인이 되어있더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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