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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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학산면

노천혼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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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집집마다 목욕탕이 있고, 사방에 사우나다 뭐다 공중목욕탕이 많이 있지만, 옛날에는 이런 거 없었어. 칠십 년대까지는 도시에나 좀 있었을까 시골에는 싹 없어. 그랑께 지금처럼 목욕을 자주 할 수 없어. 아예 힘들어. 일 년에 두 번 딱 설날하고 추석날 제대로 해 볼까 평소에는 어림도 없어.
 그 때 공중목욕탕이 우리 동네에 있었는디, 남녀 혼탕이야. 돈도 안 받는 무료 공중탕이어. 어딘줄 알아. 저기 광암에서부터 쭉 흘러내린 냇갈이여. 물도 깨끗하고 잘 하면 고기도 잡아가고. 하하하
 여름철이면 주변 마을에서 애들이 다 일로 모여 갖고 목욕하는디, 머스마들은 께랑 홀딱 벗고 막 들어가 놀았어. 그 때는 수영복이고 뭐고 이런 것 없었응께, 그냥 홀딱 벗고 고추 덜렁 거리면서 놀아도 아무도 뭐라 안 했어. 가시나들은 그래도 옷 입고 한쪽에서 지그들끼리 모여서 목욕했고. 가끔 짓궂은 놈들이 그쪽으로 돌멩이를 던져 물장을 핑기기도 하고 그랑께, 남녀 혼탕이었당께.
 들일이 끝나면 어른들이 목욕을 해. 그랑께 시간대별로 이용자가 다른 셈인디, 들일 끝나고 저녁밥 짓느라고 집집마다 연기가 오를 때쯤에는 남자들이 가서 목욕을 해. 그냥 수건 하나 걸치고 가서 목욕하고 그라고 오면 저녁밥을 먹고 나서는 마을 여자들 차례여. 여자들은 보통 단체로 가. 할머니부터 계집애까지 한꺼번에 우르르 가서 목욕을 해. 그란디 그 장소는 달라. 남자들은 웃물 깊은데서 하고 여자들은 물살이 잔잔하고 얕은 곳에서 해. 거그서 빨래도 하고 목욕도 해. 넓게 보면 한 냇갈인디, 엄연히 구분돼 있어.
 거 짓궂은 사내놈들이 이때 몰래 가서 여자들 훔쳐볼라고 간디. 깜깜한 속에서 뭣이 보이것어, 시커먼데서 여자들 웃는 소리 물장구 소리만 들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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