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司果) 이상서 유허비

미암리는 영암 흑석산 아래에 있으니, 사과(司果)를 지낸 이상서가 거처했던 곳이다.
공은 함평 사람으로 고려 신무위(神武衛) 대장군(大將軍) 언(彦)이 그 시조가 된다. 우리
조정에서는 함성군(咸城君) 극해(克諧)가 공의 14대조가 된다. 충순위(忠順衛) 돈(墩)
은 공의 12대조이다. 참봉공(叅奉公) 언기(彦麒)는 공의 9대조이다. 공의 기풍과 위의는
훤칠하고 기질과 절조는 늠름하여 평소에도 향리의 모범이 되었다. 갑란으로 어지러울 때
조병삼(曺秉杉), 이병서(李秉緖)와 논의하여 서로 지키는데 도움이 되었고, 유회(儒會)를
창설하여 한 마을을 이끌자 마을의 풍속이 인후하게 되었다. 왕의 군대가 남정을 떠나자,
한 사람도 죄를 저질러 죽는 사람이 없었다. 아아! 공이 그렇게 한 것과 향정(鄕井)에서의
친목을 다지는 기풍은 차이가 있었다! 애석하게도 한 나라에 시행될 수 없게 되었구나.
공이 세상을 뜬 뒤에 향리의 인사 이유현(李儒賢) 등 25인이 서로 논의하여 말했다. “그
덕을 생각하고 그 흔적을 기록함은 이치상 온당한 것입니다. 어찌 한 조각 비석으로 공의
덕을 칭송하지 않겠습니까?” 또 그들과 더불어 한 해에 한 번 제사를 지내는 것은 대개
향리의 사람들이 제사 지내려는 의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여 보낼 것을 정해 의논하였다.
공의 사위 곽한돈(郭漢敦)과 사인 최사홍(崔士弘), 뇌현(賚玄), 사명(士明), 재승(在升)이
글을 보내어, 나에게 명을 지어줄 것을 청하였다. 나와 사명은 오랜 친구이니 끝내 감히
사양하지 못하고 서술하였으며, 이어서 명을 지었다. 명(銘)은 다음과 같다.
평원의 온전함은 실로 복담(伏湛)에게 힘입은 것이다.
처지를 바꾸어도 그러하니 공이 또한 어찌하겠는가?
돈을 거두어 옥돌을 다듬었으니 많은 것은 품은 덕이라.
무궁히 새겨 보이고 싶건만 과한 것은 분명 나쁜 것이리라.
통정대부 전 규장각 직각 덕은 송용재(宋龍在) 지음
528년 3월 일, 숭록대부 전 판돈녕원사 해평(海平) 윤용구 씀
간사(幹事) 최선호 최선삼 이양서 김영학
유사(有司) 이민찬 최병관 이규성 현기림

司果李公商緖遺墟碑
美巖里在靈巖黑石山下司果李公商緖攸芋也公咸平人高麗神武衛大將軍諱彦其鼻祖
也逮 我朝咸城君諱克諧於公十四世祖也忠順衛諱 墩 公之十二世祖也叅奉公諱彦
麒公之九世祖也公風儀軒昂氣節凛然素爲鄕里模楷當甲亂搶攘之日與曺秉杉李秉緖
商議守望之助倡設儒會以導迪一里里俗仁厚 王師南征無一人抵罪而死者噫公其有
間於鄕井親睦之風者歟惜乎其不能施於一國也公歿後里之人士李儒賢等二十五人相
與謀曰思其德而誌其墟理之宜也盍具一片石以頌公之德乎且欲與之歲一祭焉盖出於
鄕人祭社之義也議定遣公女鞏郭君漢敦及士人崔君士弘賚玄士明在升書而請銘于余
以余與士明有舊也遂不敢終辭旣叙而係之銘銘曰 平原之全實維頼湛易地則然公又
何歟醵鏹斵珉多也懷德刻示無窮過者必式 通政大夫前奎章閣直閤德殷宋龍在撰
五百二十八年三月日 崇祿大夫前判敦寧院事海平尹用求書
幹事 崔善浩 崔善三 李良緖 金永學
有司 李敏襸 崔秉觀 李逵成 玄基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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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갹강착민다야회덕각시무궁과자필식통정대부전규장각직합덕은송룡재찬
오백이십팔년삼월일 숭록대부전판돈녕
원사해평윤용구서
간사 최선호 최선삼 이양서 김영학
유사 이민찬 최병관 이규성 현기림